붕어빵

(붕어빵)

모두가 배 고프고 서럽기만 했던 피난 시절.

한 겨울이면 바닷바람도 세차게 불어대던 부둣가를 끼고 한참이나 걸어서 방파제를
지나면 거기에 피난민 아이들을 모아 가르치던 다 떨어진 천막학교가 있었다.

그 학교에 가는 길목에는 쭈구리고 앉아 붕어빵을 구어 파는 할아버지가 있었다.
학교를 파하고 집으로 가는 길이면 아이들은 그 할아버지 앞에 주욱 쭈구리고 앉아
그 고소한 팟고물 타는 냄새를 맡고 있었다.

어느 아이 할 것없이 그걸 사 먹을 돈을 가지고있는 아이는 없어 보였다.
허구 헌날 그 아이들은 집에 가는 길에 그러고 앉아 있었다.
그걸  어떻게 내가 잘 아는가 하면 나도 늘 그 무리중에 하나였기 때문이다.

배에서는 쪼르락 소리가 나는데도 아이들은 거기 앉아 냄새를 맡고 있었다.
어차피 못사 먹을 것이면 얼른 집에 가 밥을 먹으면 될 일을..
아이들은 그 냄새가 좋아 그렇게 앉아만 있었다.

모두 가만히 있는데 참다못한 내가 할아버지를 불렀다.
” 할아버지. 붕어빵 외상은 안되나요 ? “
아이들이 괜히 까르르 웃어댔다.
할아버지는 아무말도 없이 그렇게 말한 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 보셨다.
한참 물끄러미 바라보시더니,
” 이 녀석아. 내가 이걸 다 팔아서 쌀을 사 갖고 오길 목빼고 기다리는 식구들이 있어. “

갚지도 않을 외상을 달라고 했던 난 그만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다.
” 죄송해요. 할아버지. 다신 그런 말 않할께요. “
일어서려는데 할아버지는 나에게 눈을 찡긋하며 더 앉아 있으라 했다.

버릇없는 녀석이라고 나중에 혼내려나 해서 나는 잔뜩 불안한 마음으로 그러나 거기
도로 주저 앉았다.

날이 어둑해지면서 아이들은 하나씩 빠져 집으로 가고 할아버지와 나만 남았다.
” 옛다 이거 식기전에 따뜻할 때 먹어라. “
싫다고 사양하는 나에게 억지로 할아버지는 봉투에 넣어 내 손에 쥐어주셨다.

난 목이 메어 그자리에서는 못먹고 집으로 와서야 봉투를 열어 꺼내 들었다.

” 너, 그게 웬거냐? ”  
엄마가 다그쳐 물었다.

자초지종 설명했다.
” 너, 이녀석 어디서 그따위 버릇 배워 먹었느냐 ? 학교에서 ? “

엄마는 내 손목을 끌고 어딘지 안내하라며 다그쳐 그 할아버지에게 함쎄 갔다.
아직 다 못팔고 남은 것과 내가 얻어온 것 까지 다 값을 치르고 갖어와 다른 형제들과
맛있게 먹은 일 때문에도 나는 이제까지 평생 붕어빵과 그 할아버지를 잊을 수가 없다.

                                                    * *

꼭 그런 사연 때문만이 아니고 난 붕어빵을 좋아한다. 너무 먹고싶다.
한 입 깨물면 삐져나오는 그 김이 모락 모락 나는 달큰한 팟고물.

                                                    * *

난 오늘 붕어빵 생각에 군침을 삼키며, 그 붕어빵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붕어빵은 서로 너무 똑같이 닮았다.
사람이 같은 엄마, 아빠에게서 그것도 쌍동이로 태어나도 붕어빵처럼 닮을 수는 없다.

나는 살아가면서 붕어빵처럼 닮고싶은 사람들을 보게 되고.
또는 정말이지 제발 닮지 말았으면 생각되는 사람들도 보게된다.

성경속에 소개되는 많은 의인들의 이야기가 있고.
또한 절대 닮고싶지 않은 죄인과 악인들도 있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세상속에서도 여전히 그런 사람들은 많이 있을 것이다.

이나리 아끼꼬.
아리무라 준꼬.
니시노 루미꼬.
마쯔다 미야꼬.
와타나베 미나.
야마구찌 다카하시.
후루카다 마사끼.

이들은 모두 일본인이며 조금도 한국인의 피가 섞였거나 한국을 사랑해야 할만한
특별한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런데도 지금 한국인들을 위해서 일본정부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

그 이유는 자기네 선조들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무고한 조선(당시)의 처녀들을 강제로 끌고 가서 일본군의 위안부 노릇을 시키고도 조금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사죄나 위로를 거부하고 있는데 대해서 일본인으로써 심히 부끄럽고 괴로워서 한국까지 찾아와 정부를 대신하여 사과하고 자기네 정부더러 사과하고 보상하라는 투쟁을 법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의인들이다.

그런일을 하면서 그들은 일본인들에게서 배신자라는 오명을 얻고 극우단체로부터는
협박과 핍박을 받으면서도 절대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갖고있다.

그들은 직장에서 해고된 사람도, 또 생계를 위협당하기도 한다.

” 진실된 역사를 왜곡하지 말고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인간답게 떳떳이 살아가기를 바란다. “는 것이 그들이 바라는 모든 것이다.

사람은 흔히 설사 잘못된 것을 알아도 자기나라 사람, 자기 가족, 자기 편을 감싸기를 마다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결코 의로운 행위가 아니다.

의인은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도, 어떤 경우를 만나도 의롭게 말하고 행동한다.

                                                        * *

( 강아지도 못되는 사람들 )

리오나 햄슬리.

평생 세상 눈치 빠르고 또 부지런히 열심히 일해서 부동산 사업으로 큰 재물을 모았다던 여인.  그렇게 모으다보니 어느새 세상을 떠나야 할 때가 자기앞에 다가온 것을
알게된 그 여인.
그 시간이 되어서야 실감하게 된 일은 그 많은 재물을 단 한 푼도 가지고 갈 수 없다는 사실이었나 보다.

” 아 ! 이를 어쩌면 좋을꼬. 가지고 갈 수 없다면 누구에게 남겨주고 가야 할까 ? “
궁리끝에,
” 옳지. 그랬었구나. 그 아이가 있는 걸 잊을뻔 했었네 ?  그 귀여운 것에게 모든 재산을 물려주고 떠나야지. “

그렇게 해서 자기가 애지중지 기르던 강아지에게 전재산을 물려주고 떠나갔다.

살구가 시려거던 시기만 하고 떫으려거던 떫기만 해야 할터인데..
시고 또 떫으면 어느 짝에다 쓸꼬 ?
아마도 모두 음식 쓰레기 통에다 던져 넣게되겠지.

재물을 언제나 강아지에게만 남겨주는 법은 아닌 모양이다.

큰 재산을 강아지는 아니고 사람에게 남겨준 경우도 있었는데 그 물려받은 사람도
결국 강아지보다 크게 나아 보이지 않은 사람도 있었던 것 같다.

호텔사업가의 큰재산 상속자인 딸, 패리스 힐튼은 그 돈으로 사방을 돌아다니며 마약에 스캔달에 온갖 어물전 망신할 짓은 다 골라서 하고  다닌다니…

가진 것도 없는 주제에 내 앞이나 잘 가리며 살면 될 것을 남이야 물려받은 걸로 무엇을 하며 살든 괜한 걱정하는 척 하는 나도 아마 심술이 도져서 그러거나 걱정할 일도 꽤나 없어서 그런지도 알 수는 없으되.
아뭏든 곁코 붕어빵처럼 닳아서는 안될 사람들도 있다는 예를 든다는 것이 그만..

                                                   * *
두말 않고…
신앙인이 예수 그리스도를 붕어빵처럼 닮게 일상의 삶을 꾸릴 수만 있다면 ! ! !
아 !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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