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날

” 옛날에 이 길을 꽃가마타고 정든 님 따라서 시집가던 길…”
이미자씨가 아마 그 때쯤 중년이 되었음직한 여인이 세 색씨쩍을 회상하는 노래속 주인공의 마음을 노래합니다.
어느 프로그램에 나온 앳된 중학생은 옛날에 만났던 여학생에게서 사랑을 느꼈다고 말 합니다.
그 옛날이 언제쯤이었냐고 묻는 사회자에게 일 년전 초등학교 시절이라 합니다.

(옛날)이란 말 처럼 그 시간대를 애매하게 해 주는 낱말도 흔치 않으리라 봅니다.
그 말이 포용하는 시간대를 고무줄로 늘였다 줄였다 해도 어림잡기가 힘듭니다.

바로 이 글을 쓰고 다음 줄로 옮겨 갈 때면 벌써 옛날일 수 있고 한 처음 그 때에 창조주 하느님이 만물을 만드셨을 때도 옛날이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지금의 우리에겐 까마득한 옛날인 그 시절을 살았던 모세가 “우리에겐 천년의 그 긴 시간도 주님께는 단지 한 순간이나이다.”는 고백을 했겠지요.

얼마전 그 날이 여름절기였는데도 춥다고 할 만큼 선선한 날,  한 교우님이 ” 아유, 추워요.” 하시기에 내가 농으로 “아, 이제 성탙절이 가까우니 당연이 춥지요.” 했습니다.

(시간)의 느낌에는 내 마음속에 자리잡은 (관념)이 많은 작용을 하는가 싶습니다.
왜냐하면 똑같은 시간을 놓고도 어떤이는 “어느새 일년의 절반이나 훌쩍 다 지나갔다.” 하고 또 다른이는 “아직도 일년의 반이나 남았다.” 말하지 않습니까?

별로 생각할 일도 없어서 속이 빈 내 머리는 지금 이 (옛날) 이란 낱말갖고 한참이나 생각에 잠겨봅니다.

잡히지도 않을 지나가는 시간을 안타까워하며 속 썩이지 말 것이며 또 그렇다고 아직도 시간은 많이 남아있다고 여유있는 척 나태하지도 말며 은총으로 주어진 바로 이시간, 오늘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 이 시간이 옛날이 되었을 때에 나는 (좋은 역사) 를  꾸렸었다 말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좋은 역사를 꾸밀 (오늘을 충실히 사는 삶) 이란 내가 살아가고 싶은 삶이 아닌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그런 삶이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기까지 쓰고나니 나에게 문제가 하나 생겼군요. 여태까지 말한 내용과는 달리 나는 늘 시간은 너무 빨리 날아가고 있다고 초조해 하면서도 한편으론 입을 반쯤 열어놓고 창밖을 내다보며 여유있다는 사람들이 취하는 그런 포즈를 자주 한다는 겁니다. 그런 사람인줄을 진작부터 알았는데 새삼스럽게 뭔 소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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