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주일

 

 

 

 

 

평신도 주일

 

 

벌써 연중 33주일입니다. 연중 34주일을 마지막으로 그리스도 왕 대 축일을 지내고 대림을 맞이합니다. 대림은 교회력의 새로운 해 입니다. 미국교회에서는 없는 주일이지만, 한국교회에서는 연중 33주일을 평신도 주일로 지내고 있었습니다만, 올해부터는 연중 32주일에 지냈습니다.

 

교회 안에는 여러 가지 직책과 직무가 있지만 이 모두가 그리스도의 몸을 완성하는 지체들입니다. 성경에서는 ‘하느님의 백성’ 이라는 근본 개념을 드러내고자 여러 가지 표상을 사용하였는데, 신약성경은 그리스도께서 이 백성의 ‘머리’가 되셨고, 이제 우리 모두는 그분의 몸이 된다는 것을 구심점으로 해서 교회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에 비유하는 것은 교회와 그리스도의 관계가 얼마나 밀접한가를 잘 보여 줍니다. 교회는 단순히 그리스도 주위에 모인 것이 아니라, 그분의 몸 안에서, 그분 안에 하나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요한15,4-5)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요한 6,56)

그렇습니다! 우리는 교회 통해서 그분 안에 하나가 되었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마침내 당신의 성령을 우리에게 보내주시어 신비로이 당신의 몸을 이루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말씀에 응답하여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지체가 된 신자들은 그리스도와 긴밀하게 결합됩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생명이 신자들에게 나누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교회 안에서 활동하시는 성령께서 당신의 풍요와 직무의 필요에 따라 여러 가지 선물을 유익하도록 나누어 주심을 깨닫고  한 지체가 고통을 당하면 모든 지체가 함께 아파하고, 한 지체가 영광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기뻐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평신도 교령」을 통해 교회와 세상 안에서 수행하는 평신도의 사명과 역할을 강조하였습니다. “평신도들은 그리스도의 사제직, 예언자직, 왕직에 효과적으로 참여하여 하느님 백성 전체의 사명에서 맡은 자기 역할을 교회와 세상 안에서 수행한다. 평신도들은 그리스도인 정신으로 불타올라 마치 누룩처럼 세상에서 사도직을 수행하도록 하느님께 부름 받았다” (2항).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평신도 그리스도인」에서 다양한 분야와 범위 안에서 펼쳐질 평신도의 직무와 임무와 역할을 재차 강조하였습니다. “평신도들의 복음 선교 활동의 무대는 바로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예술, 학술, 국제 활동, 대중매체 등 한마디로 광범위하고 복잡한 현실 세계가 되는 것입니다. 그 밖에 사랑, 자녀 가정교육, 직업훈련, 고뇌 등의 현실도 모두 복음 선교의 활동 범위가 될 것입니다”(23항). 교황청의 여러 부서가 공동으로 펴낸 ‘평신도의 사제 교역 협력 문제에 관한 훈령’에서는 사제들, 수도자들, 평신도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적극적인 협력의 새로운 방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새로운 영세자들이 줄어가고 있습니다. 교회에 관심이 줄어가고 있는 것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신자들의 미사 참여율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많은 냉담교우들이 생겨납니다. 은퇴하신 베네딕토 교황님께서는 이러한 교회의 현실을 크게 걱정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교회의 진정한 문제는 신자 수가 줄어드는 것 보다,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더 우려하셨습니다. 세상 안에서 또 세상에 수행하는 평신도들의 직무는 세상에 있는 모든 이가 볼 수 있도록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이행해야 할 특수한 책임을 다하는 것입니다. 평신도라는 말을 부정적 의미로 알아들어서는 안 되고, 오히려 평신도란 그리스도인 실존의 특수한 형태이며 의무와 특권, 존엄성과 보장된 영원한 보상을 지닌 고유한 소명을 지닌 사람들이란 뜻으로 알아들어야 합니다.

 

평신도가 부여받은 사도직: “교회 창립의 목적은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을 위해 그리스도 왕국을 전 세계에 펴고 모든 사람을 구원에 참여케 하며, 또한 그들을 통해 전 세계를 그리스도에게로 향하게 하는 일이다. 이 목적을 위한 신비체의 활동을 모두 사도직이라 부른다”(평신도교령 2항). 세속에 살면서 세속 일에 파묻혀 있는 것이 평신도의 특징이므로 평신도는 마치 누룩과 같이 되어 세속 안에서 사도직을 수행하도록 하느님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즉 그리스도의 사제직, 예언자직, 왕직에 참여하며, 모든 일, 기도, 가정생활 등을 영적 제물로 봉헌하고 인간 성화에 힘쓰며, 일상생활 가운데 복음의 힘이 빛나도록 하여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고 이 세상에 복음정신을 침투시켜 겸손과 인내로 그리스도를 모르는 형제자매들을 그리스도 왕에게로 인도하는 것이 바로 평신도 사도직의 일입니다. 

 

평신도가 이 사도직 수행의 권리와 의무를 부여받는 근거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성세성사로 신비체의 지체가 되어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일치한 사실에 있습니다. 영적 생활에 성실하여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일상생활에서 더욱 깊고 생생하게 하는 데에 평신도 사도직의 결실이 달려 있습니다. 평신도 사도직은 그리스도의 구원사업이 그러하듯이 인간 구원과 현세 질서의 개선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말과 행동으로 복음을 전파하며 내가 몸담고 있는 곳에 복음정신을 침투시켜 하느님을 향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 사명은 신자요 시민인 평신도가 교회와 세속 안에서, 영적 질서와 현세 질서 안에서 수행하는 것입니다. 교회와 세속 안에서 수행하는 사도직의 분야는 다양합니다. 우리 성당에서 소 공동체 모임을 활성화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소 공동체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그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바로 평신도 사도직의 한 부분입니다. 우리 스스로가 얼마나 하느님의 자녀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또 얼마나 복음이 우리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가를 이웃에게 전하고 알리는 것은 바로 평신도들이 해야 할 사도직인 것입니다.

 

– 김두진 바오로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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