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I Y

Do it yourself.(D I Y)

집에서 무엇이 하나 고장이 낫습니다.
이걸 고치려고 들여다 보니 그 물건에는 까막눈이라 엄두도 안 나고 한심합니다.
전문기술자를 부르면 뚝딱이겠지만 저의 돈지갑이 절 올려다 보며,
“Hey, No way, Jose. Don’t even try. I can’t afford to pay for you.”
아니꼽게 그럽니다.
“아이구, 알았어. 시꺼. 그깟거 돈이면 다야? 잘낫어, 정말.”

혼자 중얼거리다가 버리기도 뭣하고 그래서 혹시나 하고 부품점에 들려 봤지요.
불경기에 졸고있던 상점 주인이 모처럼 들어서는 꺼벙한 손님 하나가 들어서자( 이 주인은 말조심을 좀 할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손님더러 꺼벙하다니 나 참말로..내가 참긴 참지만) 반갑다고 일어서며,

” May I help you?” 그러더라구요.
” 응? 그럴 필요없어. 내가 직접 찾아 볼꺼야. 그냥 앉어있으라니까.”

두리번거리고 나서 선반에 제가 필요할 것 같은 파트가 보이기에 포장을 보니 거기에
바로 D I Y 라고 되어 있는 거예요.

참으로 난감해서 주인을 쳐다보니 주인은 눈만 껌벅거립니다.
‘ 나보고 그냥 앉아있으라 했으니 네가 사다가 맘대로 해봐.
  그걸로 국 끓여 먹던지 난 안가르쳐줄꺼야. 신경질나서.’
그런 표정이더라니까요.

저도 똑깥이 신경질이 나서 좌우간 사왔지만 종일 씨름하다가 손만 다치고
돼긴 뭐가 됩니까?  포장도 다 뜯고 이젠 물르러 갈수도없고
돈만 버리고 생고생만 하고…. 그냥 타잔처럼 그런 소리만 한번 지르고 말았죠.
(뭐 잘 안될때는 저처럼 타잔 소리를 질러 보세요.훨씬 속이 편해요.)

                                                   * *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괜히 신경질 난다고 짜증을 부릴게 아니더라고요.
왜냐하면 D I Y 는 예수님이 제일 먼저 하셨던 거 같지 않습니까?

빵 몇 조각에 물고기 달랑 두개뿐인데 예수님하고 제자들만 나누기도 모자랄 판인데 산등성이에 새카맣게 둘러 앉은 오천명이나 되는 군중들이 먹을 점심을 예수께서
” Do it yourself ! (너희들이 나누어 주어라.)”
그러셨을때 제자들은 얼마나 당혹스러웠겠습니까?
그런데도 놀라운 일이 일어났었지요.

과연 내가 이웃과 나누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안될것도 없고 또 안될 것 같으면 우리의 주님께서 도와주신다는 생각입니다.

고치지도 못하고 피곤하고 그래서 커피를 끓이고 제가 좋와하는 쿠키를 꺼내 맛있게 몰래 혼자 먹으려고 하는데 아파트 관리인이 문을 두드렸습니다.
저는 얼른 쿠키를 탁자 밑으로 감췄습니다.
왜는 왜 겠습니까?
혹시라도 나눠 먹자고 할까봐 그랬지요.
제 마음이 이렇게 요모양이니 무슨 D I Y 인들 되겠어요?

( 방금 삶은 따끈 따끈한 계란이 왔습니다)

중학교에 들어갔다고 아버지가 사 주신 손목시계를 시계포에 잡히고 부산에 있는 친구들한테 놀러가려고 여름방학이 되자마자 완행열차에 올랐더랬습니다.
부모님한테 허락 받으려면 방학숙제하라고 딱지맞을 거니까 편지를 써 놓고 몰래 가는 길인 거지요. (이건 우리끼리만 하는 얘기니까 절대로 우리 아버지한테는 일르면 안돼요. 아셨죠?)

그 당시의 완행열차란 서울역에서 새벽에 타면 한밤중에 부산에 도착했었지요.
제가 머리가 좀 잘 돌아가는 편이라 (유식한 말로 아이 큐가 높다는 말) 그 때 왕복 차표값만 계산하고 중간에 뭘 좀 요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까맣게 생각 못했나 봅니다.

한참을 가는데 판매원 아저씨가 자꾸만 지나가면서 약을 올리는 거예요.
” 자, 여기 방금 삶은 따끈 따끈한 계란이 왔습니다. 왔어요.”

아니 왔다고 한번만 해도 다 아는데 왜 두번씩이나 하면서 그러는지.
누굴 약올리기로 작정이라도 했나?
배에서는 벌써부터 쪼르락 소리가 요란하고 주머니를 자꾸만 계산해보니 잘하면 계란 한개쯤은 사먹을수도 있어 보였습니다.
아주 워엄있게 큰 기침을 하고 ” 아저씨, 그 따끈한 걸로 하나만.”
그 아저씨는 좀 아니꼽다는 표정이었지만 그래도 매상은 올려야 했으니까요.

껍질을 벗기는데 뭔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방금은 커녕 삶은지가 적어도 한달은 지난 것 같았습니다.
하마터면 깨물다가 이가 부러질뻔 했다는 거 아닙니까?

” 아저씨 ! 어떻게 이럴 쑤가 있습니까? 한국의 유망한 젊은 청년학도에게 이렇게 속여서 팔다니. 상도덕도 없는 철도청이…(요 대목은 사실 속으로만 했을거예요.) “

“아이구, 그냥 대충 먹어 둬. 조막만한 녀석이 계란 하나 사면서 말이 참 많네.”

지금도 달걀만 보면 그 철도청 아저씨의 얼굴이 눈앞에 왔다 갔다하지만 이제와서 어쩔껍니까?

                                                          * *

이맘때면 성당에서 우리 학생들이 계란을 삶아서 예쁘게 칠하고 어른들에게 한 줄씩 사시라고 하지요.
예수께서 그 계란 껍질을 깨고 부활하셨습니다.

막달라 마리아와 또 다른 여인들이 예수님을 골고다의 십자가에서 내려 모시고 와서 향유로 씻고 장례의식을 치른후 무덤에 모셔놓고 그 앞을 큰 바위돌로 막아 놓았었는데 다시 와 보니 무덤문이 열려있고 주님은 계시지 않았을 때 그 여인들은 얼마나 놀랐을까요. ” 너희가 찾는 분은 여기 계시지 않는다.”    천사의 말에  놀란 여인들이 엠마오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주님은 나란히 걸으시며 이르셨습니다.

” 갈릴레아로  가라.” 고 제자들에게 이르라 하시고 거기에서 제자들과 함께 하시겠다고 하셨지요.

오늘 부활을 맞는 제가 어디쯤 머므르고 있을까 돌아봅니다.
나의 마음은 도대체 무엇을 지향하며 어디에 머무르고 있는 걸까?
혹시나 좀 더 젊어지는 비결이라도 그 안에 숨어있을까 싶어 남들이 선전하는 건강식품의 겉표지를 읽으며 넋을 잃고 있을까?
잘나가는 누구들 처럼 삐까 번쩍하는 달구지를 굴리며 한번 으시대 보고싶은 마음에
간절히 기도하고 나서 복권을 사려고 상점앞을 기웃거리고 있는걸까?
정말 그렇게 마음이 황폐해지고 척박하지는 말아야 할텐데..

과연 나의  마음도 갈릴레아의 다락방에서 주님과 함께 하려고 그 곳에 가고 있는지..  언제나 제 곁에 계신 주님을 상처를 만져보기 전엔 결코 믿을 수 없어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는지… 부활하시고 살아계신 주님을  영성체에서 체험하며  정말 감동으로 성령을 내 안에 받고 있는지…  오늘 밤엔 골방에 들어가 곰곰이 자신을 돌아보려고 합니다.

” HAPPY  EASTER, Every body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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