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oundhog day

해마다

2 월 2 일이되면 엄동겨울 내내 굴 속에 들어가 있던 Groundhog 를 불러 내서 봄기운이 오고있는지를 가늠해 보는 행사가 있다.

두더지처럼 생긴 그 동물이 굴 속으로부터 나와서 햇빛에 드러나는 자기 그림자를가 길게 느러져 있는 걸 보면 아직 봄이 저만치에

있다는 것을 본능으로 알아차리고는 좀 더 겨울잠을 자려고 다시 굴 속으로 되돌아 들어간다고 한다.

생김새보다 영리하다.

 

아마도 다 창조주께서 주신 지혜 이겠지.

 

우리 성당의 자유게시판이 지난 겨울이 다가올 무렵 Groundhog 이 되어 굴 속으로 숨어들어 그 꼬리를 감추었었다.

교우들에게 겨울이 오고있음을 알리려는 수신호 였을까?

아니면 겨울도 미처 다가오기 전에 먹구름이 낀 변덕날씨에 게시판도 덜컥 감기에라도 걸려들었던 걸까?

아무튼 게시판이 긴 겨울잠을 자고 있다가 이제 굴속에서 나와 그 모습을 다시 드러내는 모양이다..

 

게사판이 생기고나서

나는

참으로 주책이 반쪽이라고 스스로 놀려주고 싶을만큼 계속 많이 그곳에다 대고 써 왔었다.

내가 그 때 무엇을 거기에 쓰고 있었는지 알기나 하면서 써 댔는지 그냥 그 때마다 쓰고 싶어서 마구 써댔다.

다른이들이 별로 이용을 안하고 그러다보니 마치 게시판은 전용물이나 되는 양 아예 도배질처럼 게시판을 덮고 있었다.

 

그래서 때로는 심히 부끄러운 마음이 됐으면서도 그래도 쓰고 그리고 또 썼다.

 

무얼 그리 쓸 일이 많았었을까?

말을 많이 하면 반드시 후회가 따르기 마련이고 또 그로인한 후환도 적지않게 있을 게다.

그런 걸 알면서도 난 웬 말을 그리 많이 하고 수다쟁이 노릇을 해 왔을꼬?

 

구태여 변명을 만들어 둘러대자고 한다면,

 

난 버릇처럼 늘 무엇을 쓸데도 없을 생각을 많이하며 산다. 잡생각이 끝도 없이 속을 맴돈다.

내 얘기를 들어줄 친구를 만나게되면 그것들을 들어달라고 수돗물처럼 틀어놓고 싶어진다.

지겨워도 참고 들어주던 이젠 이세상에서 떠나 간  그 옛동무가 그리워져서 게시판을 그동무로 착각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렇지 교회의 공유물인 게시판을 그렇게 전횡을 하다니.

자유게시판이라 하니 그 자유를 마구잡이로 해도 된다는 방종으로 해석했을 모양이다.

 

이제

나는 Groundhog가 되어 굴속에서 살그머니 고개만 내밀어 살펴본다.

아직도 나의 긴 그림자가 밝은 햇빛에 늘어져 보이고 있다.

 

긴겨울잠을 자던 게시판은 나에게 조금이라도 돌아볼 참으로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난 쓰고싶다고 쓰면서

이웃을 알게 또 모르게 헐뜯지는 않았을까?

아주 안그런척 하면서 스스로 잘났기라도 한 것처럼 교만을 떨지는 않았을까?

뭣 콩알만한 것 하나만 알면 세상일 다 아는듯이 불어대지는 않았을까?

우리교회에 신앙심 나만큼 깊은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세요 ! 곁눈질 해가며 입으로만 ‘알렐루야’ 를 ‘왜치진 않았을까? 

 

않았을까?  하고 물을 것도 없이 돌아보니 위의 항목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나에게 해당사항 뿐이다.

 

부끄럽다.

때 마침 사순절을 지내며 있다.

성찰하여 깨닫고 알아차렸으면 고쳐야겠다.

한꺼번에 하루아침에 되겠는가?

한 번에 한 가지씩만이라도 짚어가며 고쳐서 조금씩이라도 그림자를 지우고 성숙을 지향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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