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Do It~!

Just Do It~!

지난주에 쓴 글을 읽고 신자 한분이 내게 다가와 이렇게 물었습니다. “신부님,……… 주보에 써주신 글은 잘 읽었는데요,

우리가 도와주는 사람이 10 사람 중에 한, 두 명은 진짜 가난하고 먹을 것이 없어서 구걸하는 것이 아닐까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도와주면 안 될까요?” 그래서 제가 대답했습니다. “다음 주에 주보를 읽어 보세요.”

 

우리가 무슨 일을 하기 전에 너무 많은 생각을 하다보면 우물쭈물하다가 정작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수가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체험에서 (지난 주 주보 참조) 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내 경우로 봐서, 누가 내게 도움을 청할 때

이렇게 해 주는 것이 과연 이 사람을 위한 것인가 아닌지를 생각 하다가 그 기회를 놓치는 수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꽤

 많았습니다.

 

그런데 마태오 복음에선(25장 참조) 종말 심판의 기준은 신앙과 종파도 아니고 기도와 예배도 아니며 우리가 베풀어야 할

 자비 행위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자비와 사랑은 그리스도 신앙의 가치서열 가운데 지고지순한 가치이기

때문이겠지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많은 생각 때문에 하지 못하는 자비의 행위 조금 더 덜 생각하고 행동으로 표현해야

하지 않을까싶습니다.

 

그 전에 디트로이트에 살 때의 일이었습니다.

 

피정 집에서는 매주 월요일 저녁마다 남녀 알코올 중독자들의 모임이 있습니다. 그런데 평소에 반갑게 인사하고 종종 서로

 웃으며 얘기를 나누던 양반이 얼굴에 큰 상처를 입고 나타났습니다. 그리고는 차가 없어서 집에 가야 하는데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답니다. 디트로이트는 이곳 시카고와는 달리 대중교통이 잘 발달되어있지 않습니다. 자동차로 30분이면 가는

 거리를 버스를 타고 가려면 약 2시간은 걸려야 어쩌면 3시간을 기다리고 갈아타야만 갈 수 있습니다. (어떤 때는 걷는 것이

 더 빠를 때도 있습니다.) 그 양반 집이 어디냐고 물어보니 이곳 피정 집에서 먼 곳은 아니었습니다만, 동네가 아주 험악한

곳이었습니다. 얼굴에 난 상처도 얼마 전에 그 양반이 여자 강도 두 명에게 술병으로 머리를 두들겨 맞아 생긴 멍

자국이라고 합디다. 차가 없어 평소에는 모임의 동료들이 ride를 해주었는데 오늘은 이런 일 저런 일로 ride 해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꼭 내가 해야 할 일도 아니었고, 동네도 험악한 곳인데………., 또 그 양반에게 일어난 험악한 일이

내게도 일어날 수도 있고………, 솔직히 겁도 나기도 하고…….. 아무튼 여러 가지 생각에 마음이 번잡하여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는데 갑자기 나이키 선전문이 생각나더이다.

 

Just Do It~!

 

꼭 그런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마태오 복음의 25장 말씀과 내가 가졌던 과거의 체험에서 오는 망설임을 나이키 선전문이

 일깨워 준 것은 아닐까 싶어 겁은 뒤로 한 채 기분 좋게 운전하고 돌아왔습니다. 다녀오면서 너무 많은 생각들이 때론

자비의 행위를 막고 있고, 간단한 것들을 힘들게 하고 어렵게 하는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생각……….

 

생각을 하고 살아야 하긴 합니다만, 많은 생각들이 자비를 방해하고 또 사랑을 방해하는지 또 생각을 (?) 해봐야겠습니다.

그게 바로 종말 심판 기준이니까요. 죄를 짓고 안 짓고를 떠나 얼마나 자비롭게 이웃을 대하며, 얼마나 사랑을 실천하고

사는가가 바로 종말 심판의 기준이라고 마태오 복음은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실천하고 복음적으로 사는 것이

간단하고 쉽다고 생각되지만 때론 복잡하고 도전적이며, 힘든 일이 되는 이유는 어쩌면 생각이 많은 우리의 복잡한 마음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는 하루였습니다.


                                                                                                        – Fr. 김 두진(바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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